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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던 소년이 코딩을 만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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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왜 지금의 직업을 가지게 되었나요?

저는 20살 성인이 되기 전, 고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패션 디자이너가 꿈이었습니다. 사실 패션 디자이너라는 꿈을 꾼다고 하기엔 과체중이었고, 항상 체육복만 입고 다니는 바가지 머리 소년이었죠.

예술가와 디자이너 사이의 갈망

옷을 잘 입고 싶고,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단순한 욕망도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프리다 칼로라는 예술가에게 매료되었습니다. 자신의 신체와 내면을 그림으로 승화시키는 그녀를 보며, 어쩌면 저는 단순히 옷을 만드는 사람보다 '예술가'가 되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멋있어지고 싶다는 욕망과 그림에 대한 동경이 합쳐져 '패션 디자이너'라는 구체적인 꿈으로 나타났던 것 같습니다.

20살, 아무런 정보 없이 마주한 사회

수능 점수에 맞춰 학교와 학과를 정하고 나니 어느덧 20살이 되었습니다. 잦은 이사로 집안 형편이 어렵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던 저는, 부모님께 손 벌리기보다 내가 원하는 공부를 스스로 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사회로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저의 사회 첫 알바는 '삐에로 알바'였습니다. 당시에는 알바를 구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지만, 그때 맺은 인연들 덕분에 여러 알바를 병행하며 패션 디자인 학원비를 벌 수 있었습니다. 처음 패션을 배울 때는 정말 즐거웠습니다. 홍대 거리와 동대문 시장을 누비며 디자이너로서의 꿈을 키워나갔죠.

현실의 벽과 군대로의 도피

하지만 어린 나이에 취업의 벽은 높았습니다. 스스로 부족함을 느끼며 방황하다 우연히 취업을 했고 학교와 병행하며 일을 다녔지만, 현장은 제가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달랐습니다. 사람 관계에 지치고 힘든 시간이 이어졌고, 결국 도망치듯 군대에 입대하게 되었습니다.

백준, 그리고 예상치 못한 즐거움

군대에서 끊임없이 고민했습니다. "내가 정말 원하던 게 이게 맞을까?"

제대 후 취업한 곳에서 운명처럼 코딩을 하는 부사수를 만났습니다. 아무런 지식도 없이 그의 권유로 백준 문제를 풀기 시작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퇴근하고 나서도, 심지어 점심시간에도 짬을 내어 문제를 풀 정도였죠.

그때 깨달았습니다. "아, 개발 공부를 제대로 해보자." 당시 회사에서 자재 담당 업무를 하며 데이터를 다루는 일이 많았기에, 자연스럽게 데이터 엔지니어로 방향을 정하고 공부를 시작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

회사를 그만두고 오직 공부에만 집중하기 위해 다시 돈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첫 번째 부트캠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예술을 꿈꾸던 소년이 데이터를 다루는 개발자가 되기까지, 참 긴 길을 돌아온 것 같지만 이제야 비로소 제가 정말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은 것 같습니다.